복지시설 등에 호두과자 후원, 판매수익 기부하는 학화호두과자
"작은 나눔도 큰 도움일 수 있습니다."
목포시 산정동에 있는 명도복지관 로비가 아이들로 북적댄다. 로비에 쌓인 '과자 박스' 때문이다. 명도복지관은 건강상의 이유로 인스턴트 간식 배급을 최대한 자제한다. 이 때문에 '과자 박스'는 평소 빵과 과자를 맘껏 먹을 수 없는 아이들에겐 더 없는 행복을 안겨준다.
인스턴트 빵·과자 대신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호두과자다. 천안에서 막 나온 물건으로, 목포까지 3번의 환승을 거쳐 도착한 소중한 간식이다.
◆작은 호두과자로 나누는 큰 사랑
"음식 만드는 사람들은 다 알거에요.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그게 행복입니다."
이름도 밝히지 않겠다는 학화호두과자 대표의 말이다. 75년 전통의 '원조 호두과자'로 유명한 학화호두과자는 2년 전부터 복지시설 등에 정기적으로 호두과자를 후원하고 있다.
학화호두과자의 사랑 나눔은 1대인 심복순 할머니 때부터 시작됐다. 심 할머니는 TV에 나온 고학생 이야기를 보고 다음날 팥을 살 돈을 몽땅 그 학생의 학비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재산을 몰수당했지만 힘들게 재기하면서도 따듯한 마음을 잃지 않았다.
지금은 그 후손들이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천안시 구성동, 신부동, 성성동에 있는 학화 호두과자 일가는 할머니가 교회 건축, 장학금 지원 등 선교 활동을 기반으로 하던 나눔을 더 큰 범위로 확대하고 있다. 지역 복지관, 보육원에 간식 후원은 물론 판매 금액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최근엔 기존에 후원하던 천안시 장애인 종합 복지관의 소개로 쌍용 어린이 집에도 간식을 후원하게 됐다. 이렇게 알음알음 후원하던 것이 1년 만에 벌써 5곳이 됐다.
◆"호두과자 안에 진짜 호두가 있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데, 호두과자에는 진짜 호두가 있어요."
명도복지관의 한 어린이가 한 말이다.
어린 아이들에겐 붕어빵에 붕어가, 바나나빵에 바나나가 없는데 호두과자에는 진짜 호두가 들어 있는 것이 꽤나 신기했나 보다. 명도복지관 최미진 교사는 "아이들은 항상 간식에 관심이 많은데, 호두과자 박스가 보이면 그 날은 호두과자가 나오는 것을 알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학화호두과자 측은 "맛도 맛이지만 영양면에서도 호두의 단백질·비타민B는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며 "호두가 비싸지만 아이들을 비롯해 여러 손님들이 드시는 것이라 생각하면 조금도 아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최상의 과자로 후원하기 위해 배송비가 비싸도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천안 지역엔 과자를 직접 가져다 주고 있다.
◆'나눔'을 넘어 '섬김'으로
학화호두과자는 간식 후원 뿐 아니라 손님들이 내는 봉투값 50원, 100원을 모아 후원금을 내고 있다. 단골 손님들은 작은 손길이지만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흡족해 하기도 하고 격려의 말을 건네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차후 간식 후원을 전국적으로 넓혀나가고 싶다는 학화호두과자는 "작은 도움을 드려도 큰 마음을 가지고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호두과자 받으시면 감사하다고 전화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 마디 말에도 감사, 감사를 아끼지 않는 이들의 대화는 이미 나누는 사이를 떠나 섬기는 사이가 돼 있었다. 학화호두과자는 "이 기사를 읽는 분들도 각 기관에 후원의 손길을 보내주시면 받는 이들에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며 "작다고 생각되는 나눔도 큰 도움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학화호두과자는 홈페이지(www.hodo1934.com)를 통해 복지관·보육원 등을 소개하며 후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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